호주전에서 그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을 때, 우리 다 같이 울고 웃으며 "이제는 진짜 사고 한번 치겠다"고 믿었잖아요. 17년 만에 밟아보는 8강 무대, 게다가 야구의 성지 마이애미라니! 하지만 그 설렘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주한 현실은 너무나 차갑고 아팠습니다. 도미니카 공화국에 0-10, 7회 콜드게임 패배. 화면을 끄고 나서도 한동안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게 했던 그날의 솔직한 심경을 남겨봅니다.
[기대는 순식간에 탄식으로: "아, 수비가 왜 이럴까"]
경기가 시작될 때만 해도 "류현진이니까, 우리 '코리안 몬스터'니까 한 번은 버텨줄 거야"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. 그런데 2회부터 조금씩 삐걱거리는 수비를 보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군요.
단순히 실력 차이라기엔 우리 선수들이 너무 긴장한 게 눈에 보여서 더 화가 났습니다. 평소라면 잡았을 타구, 당연히 아웃시켜야 할 송구들이 하나둘씩 빗나갈 때마다 "안 돼, 여기서 무너지면 안 돼!"라고 TV를 향해 소리를 질렀습니다. 특히 홈 플레이트에서 세이프 판정이 났던 그 찰나의 순간, 비디오 판독 결과가 발표될 때의 그 허탈함은 정말 말로 다 못 합니다.
[무기력한 방망이: "호주전의 그 기세는 어디로 갔나"]
가장 안타까웠던 건 우리 타자들의 배트였습니다. 도미니카 투수들의 강속구 앞에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돌아설 때, "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..." 하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라고요.
호주전에서 담장을 훌쩍 넘기던 그 호쾌한 스윙들이 오늘은 왜 이리도 무거워 보이는지. 한 점만, 제발 딱 한 점만 내달라고 빌었지만, 점수 차가 0-7, 0-8로 벌어질 때쯤엔 화를 넘어선 허탈함이 밀려왔습니다. 도미니카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 소리가 TV 스피커를 찢고 나올 듯 들릴 때마다 우리 선수들의 뒷모습이 너무나 외로워 보였습니다.
[7회, 차마 끝까지 볼 수 없었던 콜드게임]
결국 7회에 0-10이 되고 심판이 경기를 멈췄을 때, 전 한동안 리모컨을 잡지 못했습니다. 17년을 기다려온 8강인데,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줄은 몰랐거든요. "차라리 9회까지 다 채우고 졌더라면 덜 아쉬웠을까?" 싶은 미련이 자꾸만 발목을 잡았습니다.
경기가 끝나고 마운드에 모여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는 우리 선수들을 보는데, 화내던 마음은 사라지고 그냥 안쓰러움만 남았습니다. 저 높은 벽을 넘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을까, 그 먼 길을 날아와서 이런 결과를 받아든 선수들 마음은 오죽할까 싶어서요.
📋 8강 도미니카전, 못다 한 이야기
가장 속상했던 순간: 2회 수비 실책으로 경기가 꼬이기 시작할 때
가장 미안했던 순간: 콜드게임 선언 후 고개 숙인 선수들의 눈물을 봤을 때
나의 한 줄 평: "기적은 짧았고 현실은 벽은 높았지만, 여기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랑스럽다."
시리즈를 마무리하며: 2026년의 WBC 여정은 여기서 끝이 났습니다.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고 화도 나지만, 한편으론 우리 야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희망을 본 대회이기도 했습니다. 많이 아쉽지만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었으면 좋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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